엠마오로 가는 길에서(루가 24:13-35)

엠마오라는 동네로 두 사람이 걸어가고 있었어요.
“자네, 그 소식 들었지?”
“아무렴. 예수님 말이지? 허허 그분 참 대단한 분이야.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는데 예수님께서 다가가 나란히 걸어가셨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알아보지 못했어요.
“길을 걸으면서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하고 있나요?”

그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멈추었습니다.
“아니, 예루살렘에 머물렀던 거 아니시오?
요사이 거기에서 일어난 일을 모르다니, 그런 사람이 당신말고 어디 또 있소?”
“무슨 일이지요?”
예수님께서 물으시자 그들은 이렇게 설명했어요.
“나자렛 사람 예수님에 대한 일이죠.
그분은 하느님과 모든 사람들 앞에서 하신 일과 말씀에 큰 능력을 보이신 예언자였다고요.”

“그런데 대사제들과 지도자들이 그분을 관헌에 넘겼어요. 십자가! 그 무서운 십자가형을 내렸단말이오.
아, 그분이야말로 우리를 구원하실 분이라 희망을 걸었는데 처형을 당하다니, 더구나 그 일이 있은 지도 벌써 사흘째나 된단말입니다.”
“그런데 더 깜짝 놀랄 일이 생겼지 뭡니까?
몇 사람들이 새벽에 무덤에 가 보니 예수님의 시체가 없어졌더랍니다.”
“거기다 천사들이 나타나 그분은 살아 계시다고 알려주었다고 하고요. 우리 친구들이 직접 무덤에 가보니, 진짜 말대로였대요. 물론 그분은 보지 못했습니다.”

그 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참으로 안타깝군요. 예언자들이 말한 것을 그렇게 믿기 어려운가요? 모세의 율법서나 다른 예언서에 그리스도는 영광 전에 고난을 겪어야 했고…”
예수님은 성서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귀기울여들었어요.

엠마오에 거의 다왔어요.
“벌써 다왔군요. 조심히 가세요.”
“날도 저물어 저녁이 다 되었네요. 선생님, 여기서 우리와 함께 묵어가시지요.”
“그럴까요?”
저녁 식탁에 모여 앉았어요.
예수님께서 빵을 들어 감사 기도를 드리신 다음 나누어주셨어요. 바로 그때
“아니, 설마 예수님?”
그제야 그들은 눈이 열려 예수님를 알아보았어요.
하지만 예수님은 이미 사라져 보이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보았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성서를 설명해 주실 때 우리가 얼마나 뜨거운 감동을 느꼈던가!”

그들은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갔습니다. 거기에 제자들이 모여 있었어요.
“예수님께서 확실히 다시 살아나셔서 시몬에게 나타나셨다구.”
이 두 사람도 길에서 겪은 일과 빵을 떼어주실 때에야
비로소 그분이 예수님이신 것을 알아보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림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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